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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건화물선(Dry Bulk Carrier): 바다 위에 떠 있는 63빌딩

knowledge-seeker 2025. 1. 9. 17:48

53일차

 

건화물선(Dry Bulk Carrier): 바다 위에 떠 있는 63빌딩

 

컨테이너선. 벌크선. 이 두 단어를 알고 있다면 해운과 조금은 친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벌크선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면 철광석, 석탄 등을 나르는 건화물선(Dry Bulk Carrier)와 원유, 가스 등을 나르는 탱커선(Tanker, Wet Bulk Carrier)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해운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의미로 건화물선(Dry Bulk Carrier)를 소개합니다.

 

건화물선은 영어로 Dry Bulk Carrier 입니다. Dry Bulk를 나르는 선박이라는 것입니다. 직역하면 마른 부피나 무게, 규모가 큰 화물을 운송하는 배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화물은 철광석, 석탄, 곡물입니다. 이 3개의 화물을 메이저(major) 화물이라 부릅니다. 전세계 해상 물동량중에 건화물이 절반을 조금 넘습니다. 그 건화물 중 철광석, 석탄, 곡물의 비중이 약 64% 가량 됩니다. 이 외에도 원목, 보크사이트, 비료, 철제품 등 많은 종류의 화물이 있습니다. 이들은 마이너(minor)화물이라 통칭하여 부릅니다.

건화물선은 수천 톤에서 수 만톤, 때로는 수십만 톤의 화물을 싣게 됩니다. 따라서, 건화물선도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 있습니다. 화물을 싣는 선창(Hold)의 구조는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선에 비해서는 단순합니다. 건화물선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 개량의 건화물을 운송하는 데 특화된 선박입니다. 이 선박들은 크기에 따라 특정 명칭으로 불립니다. 처음에는 케이프(Cape), 파나막스(Panamax), 핸디(Handy)로 나뉘어 불렸습니다.

 

케이프라는 이름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선박이 남아프리카의 희망봉(Capte of Good Hope)을 돌아가야 한다는 데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선박들은 주로 철광석과 석탄 같은 대량 화물을 운송하며, 단일 품목 대량 운송의 대표입니다. 크기에 대해서 묘사해보면, 63빌딩을 옆으로 눕혀 떠다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 케이프 선박의 길이(LOA)는 약 290m 이고, 63빌딩의 높이는 264m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나막스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선박을 의미합니다. 원래 파나마 운하의 폭이 약 33m 였기 때문에 파나막스 선박의 폭은 최대 32.2m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파나마 운하과 확장되면서 이 명칭의 기준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긴합니다. 파나막스는 곡물과 석탄을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핸디(Handy)는 이름 그대로 작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실제로 핸디 선박은 최소 20,000DWT 이상이며 길이는 100m가 넘습니다. 다른 선박에 비해 작다는 상대적인 의미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핸디급 선박은 다양한 화물을 앞서 언급한 마이너 화물을 주로 운송합니다.

케이프 / 파나막스

 

핸디

 

재미있는 점은 선박 수로는 핸디 선박이 가장 많지만, 화물 적재 용량(DWT) 기준으로는 케이프급이 가장 큽니다. 이를 공장 생산에 비유하자면, 핸디급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케이프급은 단일 품종 대량 생산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선, 벌크선에 이어 건화물선(Dry Bulk Carrier)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해운 산업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첫걸음입니다. 해상 운송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건화물선, 그리고 그 안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주로 운송하는 케이프급, 다양한 화물을 다루는 핸디급을 알게 된다면 해운 산업에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