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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시장: 바다 위의 경제 생태계

knowledge-seeker 2025. 1. 20. 16:15

56일차

 

해운시장: 바다 위의 경제 생태계

 

경제학에서 시장(market)은 상품, 서비스, 지원 또는 금융 자산이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교환되는 장소나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이는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가상 공간을 포함하며, 예를 들어 재래시장과 같은 전통적 시장부터 온라인 쇼핑몰이나 주식시장과 같은 현대적 형태의 시장도 해당됩니다. 이러한 시장 개념을 해운업에 적용해보면, 해운업 역시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시장이 대표적 해운 시장입니다.

 

여객선

 

여객선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해운 시장입니다. 여객선의 시장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운임은 특정 노선을 운영하는 서비스 제공자가 설정하며, 이러한 제공자는 독점 또는 과점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 항로를 운영하는 페리 업체가 주요 운영자로서 운임(가격)을 설정하면, 대개 운임은 시장의 역학보다는 고정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이 부문도 여전히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습니다. 이는 성수기나 외부 요인에 따라 운임(가격)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선 시장

 

세계 무역의 중심에 있는 컨테이너 해운 시장은 더 복잡하고 역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입니다.컨테이너선 시장은 컨테이너 화물 운임에 관련한 것입니다. 운임은 해운사의 가격 전략과 시장 참가자(수요자)의 수요에 따라 결정됩니다.

 

컨테이너 시장에서 공급을 담당하는 해운사들은 분기별로 운항하는 항로별로 운임 기준표(Tariff)를 미리 공표합니다. 수요는 해상 운송을 필요로 하는 화주들의 운송량입니다. 화주들은 이 운임 기준표를 참고로 하여 운송할 해운사를 결정하게 됩니다. 운임 기준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조정하기도 합니다. 항만 혼잡, 지정학적 긴장, 경제 침체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이 급변하면 운임이 변동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은 운임 급등을 일으켰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 물류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이는 해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인해 일부 품목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는 운임을 폭등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는 마치 주식 시장에서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과 유사합니다. 팬데믹 이후 해운 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빠르게 변화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05년 상하이 해운 거래소에서 도입된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Shanghai Container Freight Index)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지수는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15개 항로의 스팟 운임을 추적하며, 주식시장의 다우존스 지수와 유사하게 시장 변동을 반영합니다. 이 지수는 화주와 선사 간의 협상을 용이하게 하는 참고 자료로 사용됩니다.

 

 

 

벌크선 시장

 

벌크선 시장은 벌크선 운임에 관련한 것입니다. 컨테이너선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표준화된 운임 기준표가 없다는 것입니다. 화주와 선주간의 개별 협상을 통해 운임이 결정됩니다. 흔히 비유하기를 컨테이너선은 스케줄이 있는 버스나 기차에 비유한다면, 벌크선은 택시라 할 수 있습니다. 택시 승객이 원하는 장소로 목적지가 정해집니다. 목적지에 따라 운임도 달라질 것입니다. 벌크선 시장은 기준이 없이 개별 계약이 주로 이루어지지만,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와 같은 벌크 시장 지수가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발틱 거래소(Baltic Exchange)에서 작성하여 배포하는 BDI(Baltic Dry Index) BDTI(Baltic Dirty Tanker Index)는 각각 건화물(Dry Bulk)과 원유(Wet Bulk) 시장의 변동을 반영하는 지수입니다.

 

발틱 거래소의 시작은 1744년 런던에서 시작된 커피하우스입니다. 당시 이 곳에서 선주와 화주가 정보를 교환하고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합니다. 현재는 벌크선 시장에서 증권거래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BDI는 석탄, 철광석, 곡물과 같은 건화물의 글로벌 수요을 반영하는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전 세계 50개 중개회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수를 산출합니다.

BDI, 출처: Baltic Exchange

 

BDTI는 원유 운임을 추적하는 지수입니다. 이러한 지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투명성을 제공하고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원유 및 화학물질과 같은 액체 화물을 운송하는 탱커선 시장은 "World Scale"이라는 독특한 운임체계를 사용합니다. 이 시스템은 특정 노선의 기준 운임을 표준화하여 제공합니다. 선주와 화주간의 최종 운임은 World Scale 기준값의 일정 비율로 협상되며,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공통된 기준을 제공합니다. World Scale 시스템은 지정학적 사건과 계절적 수요 변동에 따라 운임이 자주 변화하는 탱커선 시장에 특히 적합한 체계입니다.

 


 

해운시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역동적인 시스템입니다. 주식시장처럼 다양한 지수와 시장 매커니즘을 통해 운영되며, 글로벌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해운 시장의 움직임을 직접 느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운임이 상승하면 당장 우리나라 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일상 생활과 해운 시장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 해운시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